질병,기생충 영향

1. 기생충

 한 생물체가 다른 종의 생물체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데 양쪽이 서로 이득을 취하면 공생(symbiosis)이라 하는 반면, 한쪽만 일방적으로 이득을 취하는 경우 이득을 보는 생물체를 기생충(parasite), 손해를 보는 생물체를 숙주(host)라고 한다. 이 관계는 영구적일 수도 있지만 일시적일 수도 있는데, 어쨌든 기생충이라고 하려면 최소한 일생의 어느 시기는 기생생활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사람의 대장에서 세들어 사는 대장균(Escherichia coli)은 기생충일까? 아니다. 행동양식은 분명 기생충이지만, 기생충의 요건 한 가지를 충족하지 못한다. 기생충으로 분류되려면 최소한 핵막이 있는, 즉 진핵생물(eukaryote)이어야 하는데,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미생물들은 이 핵막이 없는 하등한 동물들인지라 기생충이 될 수 없는 거다. 그렇다면 벼룩이나 빈대는 어떨까? 이것들이 늘 인간의 몸에 붙어사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삶의 일정 시기에 사람 몸에 붙어 피를 빨면서 영양분을 섭취하니 기생충의 정의에 딱 들어맞는다. 의대생들이 머릿니나 벼룩, 빈대 등을 기생충학 시간에 배우는 것도 그런 이유다.

2. 기생충의 종류

고래회충
우럭 촌충류
니베리니아(니베린 촌충)
방어 사상충
필로메트라
학꽃치 아감벌레
쿠도아충
시모토아 엑시구아

3. 회충과 선충

[회충]
거위라고도 하며, 쌍선충류에 속하는 인체기생충이다. 단순히 회충이라고 하면 인체기생충인 사람회충을 가리키지만, 돼지·개·고양이·말 등에 기생하는 것은 각각 숙주의 이름에 따라 돼지회충·개회충·고양이회충·말회충 등으로 구별한다. 온난다습한 지역에서 많이 발견되며 특히 인분을 비료로 사용하던 농촌 지역에 많았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차차 감소되어 도시에서는 거의 볼 수 없게 되었다. 
 회충은 신체의 소장에 기생하는데, 몸빛깔은 연한 도화색이거나 황백색이다. 몸길이 암컷 20∼35cm, 수컷 15∼25cm이다. 몸은 긴 원기둥 모양이고 수컷의 말단은 갈고리 모양으로 굽어 있으며 암컷의 몸 앞부분 1/3지점에 생식공이 있다. 입은 몸의 앞끝에 있는데 3개의 입술을 가지며, 소화관은 몸의 중앙을 지나 항문에 이른다. 
 생식기는 몸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암컷은 하루에 20만 개 이상의 알을 낳는다. 분변과 함께 밖으로 나온 알은 온도·습도·산소가 적당하면 발육되며, 여름에는 3주만 경과하면 속에 유충이 형성되어 감염성을 가지게 된다. 유충이 형성되지 않은 알이나 암컷만이 기생했을 때 생기는 불수정란(不受精卵)은 인체에 들어와도 그대로 소화관을 지나 배출된다. 
 알이 숙주에 경구 침입하면 십이지장에서 유충이 되고 그 크기는 0.2∼0.3mm이다. 유충은 장벽을 뚫고 들어가 문맥·간을 거쳐 혈관 또는 림프관을 타고 심장·폐에 들어간다. 기관지를 타고 올라와 기관·후두·인두를 지나 다시 식도를 거쳐 소장에 이르고 여기에서 비로소 자리를 잡고 발육한다. 그러나 장 이외의 곳에서 기생할 수도 있다. 알은 입으로 들어온 지 약 2개월 반이면 성충이 되고 알을 낳기 시작한다. 
 회충란은 건조·한랭·약품 등에 비교적 저항력이 강하고, 채소에 부착하거나 먼지에 섞여 사람의 입으로 침입하여 감염된다.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인분을 비료로 쓰지 않을 것과 채소의 청정재배(淸淨栽培)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회충란은 60℃에서 수 초간 가열하면 죽는다.
 회충의 기생에 의한 증세에는 유충과 성충에 의한 것이 있다. 유충에 의한 증세는 한꺼번에 여러 개의 충란을 삼켰을 때 볼 수 있으며, 감염 후 1주간쯤 되면 기침과 땀이 나오거나 때로는 발열이 있다. 심할 때는 출혈성폐렴을 일으킨다. 이 증세는 유충이 폐를 지나갈 때에 일어난다. 성충에 의한 증세로서 가장 많은 것은 복통이다. 그밖에 이미증(異味症)·감각이상·경련 등의 신경증세를 나타내는 일이 적지 않다. 
 회충으로 위험한 현상은 기생충이 일반적인 기생부위를 벗어나 여러 장기로 들어가는 것이다. 위에 들어가서 위경련양발작, 쓸개에 들어가서 염증을 일으키거나 담석양발작을 일으키고, 이자에 들어가서 췌장염을 일으키며, 또 충양돌기에 들어가서 충수염을 일으킨다. 드물게는 장벽을 뚫고 복막염을 일으키며, 그밖에 신체 각부에 침입하여 위험한 증세를 일으킨다. 또한 충란이 핵이 되어 담석을 형성하는 수도 있다. 회충증의 치료에는 피페라진과 산토닌이 쓰인다. 특히 산토닌과 해인초(海人草)에 들어 있는 카이닌산과의 합제는 구충에 상승적인 효과가 있다.  

[선충]
 선충류는 선형동물로서 몸이 실과 같이 원통형으로서 지렁이와 비슷한 모양을 가지며, 종 및 개체수가 많고 해수, 담수, 그리고 토양에 서식한다. 선충에는 많은 종류가 있으며, 분포범위도 넓어 흙 속, 물 속, 생물체 속 등 유기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에서나 살 수 있다.
 전형적인 선충체형은 원통형으로 꼬리 부분이 뾰족하고 머리부분은 둥글다. 몸길이는 동물에 기생하는 것 이외는 대부분 1mm 이하이다. 선충은 섭식하는 대상에 따라 식물식성, 세균식성, 사상균식성, 식물기생성, 동물기생성, 포식성, 잡식성 등의 그룹으로 나눈다.
 포식성 선충은 선충이나 지렁이와 같은 다른 동물을 섭식하지만, 반대로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되는 경우도 있다. 토양선충은 주로 식물기생성 선충으로서 연구되고 있지만, 식물의 성장에 관련된 분해 과정이나 토양 생태계의 영양순환에 있어서의 작용에 대해서도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선충 중 토양 내에 서식하는 것을 토양선충이라 하는데 몸길이가 0.3~1mm 정도이며 지금은 20~30μm 정도로서 눈으로 관찰하기 힘들다. 이들은 부식성, 육식성, 식물기생성으로 나뉘며 식물에 해를 주는 식물기생성 선충을 제외하고는 다른 미생물과 함께 유기물을 분해하거나 해로운 선충의 천적이 되는 대부분 유익한 선충들이 많다.
 식물기생성 선충은 현재 약 1,500종 이상이 알려져 있으며 몸이 반투명하고 겉껍질이 각피로 된 것이 보통이다. 그 중에서 널리 분포하며 문제시되는 것으로 내부기생종에 근류선충, 썩이선충, 시스트선충 등이 있고 외부 기생종에는 나선선충, 위축선충, 창선충 등과 잎, 줄기, 또는 종자에 기생하는 구근선충, 벼이삭선충 등이 있다.
 선충에는 곤충에 기생하는 것도 있으며 이러한 선충을 이용하여 해충을 방제하고자 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한편 Monacrosporium ellipsosorum, Arthrobotrys oligospora, Dactylella brochopaga 등과 같은 사상균은 선충을 포획하여 영양원으로 하는 종으로 유해선충의 생물학적 구제방법으로서의 연구가 수행되고 있는데, 이 사상균은 균사로 고리를 만들어 선충을 포획한다.